설날 떡국은 왜 먹을까?

설날에는 따뜻한 국물과 쫄깃한 떡을 함께 먹으면서 새해 덕담을 나누는 게 우리의 풍습입니다. 조상들께서는 언제부터 떡국을 즐겼는지 떡국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새해 떡국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떡국이 새해 음식으로 명확히 자리 잡은 것은 조선시대 이후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선 설날을 새해의 첫날로 생각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서인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아침에 흰 가래떡을 썰어 국을 끓여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실 조선 초기만 해도 쌀이 귀했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들어 쌀 생산량이 늘면서 많은 이들이 떡국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떡국은 새해 의미와도 잘 맞습니다. >

① 흰색 가래떡 = 깨끗함과 새로움
② 긴 가래떡 = 장수
③ 엽전 모양으로 썬 떡 = 풍요를 상징

 

가족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설날에 상징성을 담기에도 적합합니다.

 

떡국이 설날 음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관념도 생겼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서는 설날을 기준으로 한 해가 시작되고, 모든 사람이 한 살을 더한다고 여겼기에, 설날에 떡국을 먹는 행위는 곧 새해를 받아들인다는 의무와 맞물려 새로운 나이를 더하는 의례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떡국은 진한 소고기 국물로 끓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과거에는 소고기를 구하기 어려워 꿩이나 닭으로 육수를 냈다고 합니다. 지역별로도 다양한 떡국이 존재하는데 강원도에서는 만두를 넣은 떡만둣국을, 개성 지역에선 조랭이떡을 사용한 조랭이떡국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2. 설날에 떡국이 금지된 적도 있다?

지금은 새해와 설날에 모두 떡국을 먹지만, 과거에는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게 금지된 적도 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1910~1945)인데, 일제는 서구식 양력 사용을 강제하고, 음력설을 쇠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일부러 설날을 구정(舊正)으로 낮춰 부르고,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으로 추켜세워 불렀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음력설을 더 중요한 명절로 여겼습니다. 그러자 일제는 음력설을 기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날 떡방앗간을 폐쇄하고, 어린아이들이 입고 나오는 새 옷에 먹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해방 이후 음력설이 다시 널리 기념되기 시작했지만, 정부는 양력설만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두 명절 간 혼란이 생겼습니다. 이후 1980년대 전두환 정부가 음력설을 민속의 날로 지정하고, 당일 공휴일로 인정하면서 다시 설날의 중심이 음력설로 이동하기도 시작했습니다.

 

 

3. 100년 만에 돌아온 설날

1989년 설날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부활하고 쉬는 날이 3일로 늘어나며 설날이 우리 고유의 명절로서의 의미를 되찾게 된 것입니다. 설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원래는 1월 1일 양력설 연휴가 3일이었는데, 1991년부터는 2일로 줄었습니다. 1999년부터는 양력설에는 1월 1일 하루만 쉬게 되면서 사실상 새해 귀성객은 자취를 감췄고, 모두가 음력 설날에 고향을 찾는 지금의 풍경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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