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대박 난 엘살바도르

황금의 나라라 불리는 엘살바도르를 아실까요? 작지만 아름다운 중남미에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2021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고 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비트코인이 상승과 하락폭의 차이가 커 위험한데도 채택을 한 것입니다. 한때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하며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된 일인지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어두운 과거와 부켈레의 등장

엘살바도르는 인구 약 670만 명의 작은 나라로, 아름다운 해안선과 화산 경관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2023년 기준 GDP는 약 340억 달러로 한국 GDP의 1/50에 불과합니다.

 

커피와 설탕이 주요 수출품이고, 미국에 거주하는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이 보내오는 달러가 국가 경제의 큰 부분(20%)을 차지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달리 슬픈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도합니다. 1979년 시작된 내전이 12년간 지속되며 7만 5천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고,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국가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1992년 평화협정이 맺어지며 내전이 끝났지만, 불평등과 폭력, 치안 불안 문제는 계속 남아 사람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러던 2019년, 37세의 나이브 부켈레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부켈레는 원래 광고와 마케팅 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는데 2012년 작은 도시의 시장을 맡았고, 2015년에는 수도 산살바도르 시장을 거치며 투명한 행정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기존 정치 엘리트의 부패와 무능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던 와중,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소통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부켈레는 기존 정치 구조의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놨고, 양당 구조에 신물이 났던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신생 정당을 앞세워 대통력 선거에 나선 부켈레를 선택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 부켈레는 갱단 소탕을 위한 강력한 치안 정책과 경제 개혁을 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군과 경찰을 동원해 갱단을 해체하면서 치안을 회복했고, 실제로 취임 이후 엘살바도르의 살인율은 7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관광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나섰고, 인프라 개발과 디지털 경제 전환을 통해 국가의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엘살바도르의 이미지를 바꾸려 했습니다.

 

2. 비트코인이 법정통화라고?

2021년, 부켈레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비트코인을 미국 달러와 함께 공식 통화로 사용한다는 것인데, 국민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70%가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아 금융서비스 접근이 어려웠는데, 부켈레는 비트코인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정부의 국민들에게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Chivo)를 배포하고, 약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해 사용을 장려했습니다. 또, 국고를 동원해 수천 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2022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엘살바도르의 투자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는데 추정 손실 규모만 수백억 원에 달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는 부켈레의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정책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부켈레는 정책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엘살바도르를 암호화폐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1월 초,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순식간에 폭등해 버렸습니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약 5,93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시세로 7천억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2년 전만 해도 -60%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어느새 수익률이 90%에 달한다고 합니다. 부켈레는 강력한 치안 정책과 비트코인 투자 성공에 힘입어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3. 엘살바도르의 미래는?

부켈레는 비트코인 투자 이익을 활용해 국가경제 재건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가 부채를 상환하고, 관광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특히, 비트코인으로 유명세를 얻은 덕에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엘살바도르의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부켈레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과감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권력 집중과 독단적 정치로 밀레니얼 독재자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2021년 부켈레가 이끄는 당이 총선에 승리하며 의회를 장악하자,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거나 그를 비판했던 대법관 5명을 해임해 버렸습니다. 이후 대법원은 헌법에 대한 해석을 바꿔 원래는 불가능했던 대통령 연임을 허용했습니다. 이에 부켈레는 2024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현재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부켈레는 인권 침해 문제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일단 잡고 보는 대규모 체포와 무차별적인 구금을 통해 약 7만 명이 넘는 갱단 조직원을 체포했습니다. 강경한 단속으로 치안은 개선됐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이 부당하게 체포되거나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비트코인 실험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엘살바도르.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정책을 추진해 가는 부켈레 대통령은 과연 엘살바도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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